조화의 여명 1화 - 스켈레톤 크로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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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서쪽 대륙으로 가는 바다
박사 : (노를 저으며 움직이다 땀을 훔친다.) 하...-
테츠마 : (반대쪽에서 같이 노를 젓는다.) 휴우... 조금 쉬었다 갈래? 이 정도면 많이 온 것 같은데.
박사 : 아직 서쪽 대륙까진 조금 남았어...- 근데 벌써 지쳐버리다니.
테츠마 :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한 거야. 열심히 저었잖아? 말도 없이.
박사 : 하아... 근처에 섬이 하나 있을 거야. 일단 거기로 상륙하자.
테츠마 : 좋았쓰. 가자구.
박사 : 그, 그래... 하아. 동력원이라도 달아뒀으면 좋았을텐데...- (제 팔을 주무르며 일어선다.)
테츠마 : .....- (옆에서 어깨를 주물러주며 일어서고) 좀 부족하긴 해도, 내가 옆에서 계속 도와줄게.
박사 : ...늘 고맙다.
테츠마 : 후후. 나야말로 늘 누나한테 고맙지 뭘.
박사 : 좋아... 슬슬 가볼까. 저쪽의 섬으로.
테츠마 : 응, 얼른 가보자. (끄덕인다)
- 망망대해 위의 무인도
박사 : 알겠지? 우린 이 섬에 잠시 머무르다 출발할 거야. 그 사이에 식량이나 보충하는 게 좋겠지.
테츠마 : 응응. 그럼 남는 시간 동안 파밍이나 하는 게 낫겠네.
박사 : (시계를 보며) 해의 방향으로 미루어 보아... 아직 밤까진 한참 남은 것 같네.
테츠마 : 그럼 아직 좀비나 스켈레톤이 나타나진 않겠구나. 녀석들만 나올 때면 긴장되서 원.
박사 : 좋아. 밤이 되기 전까지 빨리 움직일까. (손에 나무 판자를 든다) 나는 간이 움막이라도 지어놓도록 하지.
테츠마 : 그럼 식량 수색은 내가 할까?
박사 : 응. 부탁하지.
테츠마 : 오케이. 찾아올 테니까 누나도 열심히 잘 해-
박사 : 그래...- (벌써부터 주변에 횃불을 깔며 작업을 시작한다.)
테츠마 : .....~ (그걸 보다가 돌아서서 식량을 구하러 걸어간다.)
- 잠시 후...
돼지 : 꿀?
테츠마 : ...오. 돼지 고기 개꿀. (돼지를 향해 수제 제작한 화살을 쏜다.)
돼지 : 꾸엑!
테츠마 : 이거 성능 좋은데? 누나랑 같이 제작한 보람이 있네. (돼지 고기를 손에 넣는다)
닭 : 꼬꼬꼭!
테츠마 : ...또 하나 겟또다제! (화살을 닭을 향해서 쏜다.)
닭 : 아악...!!
테츠마 : (닭고기도 획득한다.) 흠... 어디, 더 없으려나? (주위를 두리번거려본다.)
송아지 : 음1메
테츠마 : ............(송아지를 보고는 정색한다.)
송아지 : 어린 송아지가 부뚜막에 앉아 울고 있ㅇ
테츠마 : ....에메랄드 스플래쉬! (기묘하게 화살 난사)
송아지 : 으아아아아아아앍!! 아아아아아아악!!
테츠마 : ...후후. 오늘은 고기 파티겠네. (송아지 고기를 획득)
거미 : 쉬식...
테츠마 : ......음...... (거미를 보고는 조금 고민한다) ...거미 고기는 별로 안 땡기는데.
거미 : 고맙소 고맙소 동무들 (튄다.)
테츠마 : ...내가 거미를 별로 안 좋아해서 산 줄 알아라.
크리퍼 : 괙?
테츠마 : ........? (크리퍼와 눈이 마주친다.)
크리퍼 : ...치직...
테츠마 : .......ㅈ됐네. (중얼거리고선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)
퍼어어어어어어엉!!!
테츠마 : 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아악! (풍파에 휩쓸려 나무에 얼굴을 박는다) 컥...!
스켈레톤 : 삐걱... (나무 밑에 숨어있다 모습을 드러낸다.)
테츠마 : 으윽... 아오, 진ㅉ.... (스켈레톤을 발견한다.) ...어?
스켈레톤 : (그리고 조용히 활을 겨눈다.)
테츠마 : ......!! (바로 나무 뒤에 숨어서, 이쪽도 활을 장전한다.)
스켈레톤 : (화살을 쏜다.)
테츠마 : (나무를 방패로 삼아 피하고 이쪽도 고갤 내밀어 활을 쏜다.) 하....!!
스켈레톤 : (상당한 실력자인지, 숙여서 피한다.)
테츠마 : 어쭈... 한번 해보자 이거지? (다시 화살을 장전)
스켈레톤 : (다시 튀어나와 화살을 날린다...!!)
테츠마 : (아슬하게 뺨에 화살이 스쳐 피가 난다.) .......!!
스켈레톤 : (계속 화살을 쏴댄다.)
테츠마 : 이 녀석이 진짜....!! (이쪽도 계속 쏜다.)
스켈레톤 : 삐걱...!!
테츠마 : 쓴 맛을 봐야 정신 차리겠군....!! (한번에 많은 화살 장전)
스켈레톤 : (마찬가지로 장전...)
테츠마 : ..아다다다다다ㅏㅏㅏㅏㅏㅏㅏ (스X지밥마냥 미친 듯이 쏴댄다.)
스켈레톤 : .....!! (바로 맞난사한다)
테츠마 : (난사해대다가 스켈레톤이 발사한 화살에 어깨를 맞는다) 큿....!!
스켈레톤 : (이쪽도 화살에 쳐맞는다) 삐걱....!!
그리고 양측 모두 숨어서 잠시 휴전한다.
테츠마 : 하아... 하... 젠장할.
스켈레톤 : 삐걱...
테츠마 : ....(뒤에 숨어서 말을 걸고) 너 제법 하는 놈이구나. ...이때까지 만난 스켈레톤 중에서도 탑이야.
스켈레톤 : 삐걱... 삐그덕...
테츠마 : ..이런 상황만 아니었으면 너하곤 좋은 라이벌이 될 수도 있었겠어. 안 그래?
스켈레톤 : ........................-
박사 : 어딜-!! (갑자기 나타나서는 스켈레톤에게 나약함의 물약을 투척한다.)
테츠마 : ....!! 누나!?
스켈레톤 : 삐걱...?! (몸이 느려진다.)
박사 : 괜찮은가...?!
테츠마 : 어어... 괜찮긴 해. 어깨에 한 대 맞은 것 빼고는.
박사 : 하아... 계속 돌아오지를 않길래 찾아봤더니, 주변에 자네가 안 보여서 걱정했잖나.
테츠마 : 아하하... 미안. 조금 고전 중이었거든. (그러면서 스켈레톤 쪽을 응시한다)
박사 : 스켈레톤 하나에... 고전했다고?
테츠마 : 이 녀석, 다른 스켈레톤들에 비해서 실력이 대단했다니까?
박사 : 그, 그런...
스켈레톤 : 삐걱...
테츠마 : ....누나. 이 녀석 말야, 은근 말이 통하는 것 같았어.
박사 : ...흠... 상당히 특이한 스켈레톤 같은데. 생포하는 편이 좋겠어.
테츠마 : 그렇지? 나도 죽이는 건 좀 아까워.
박사 : 어디... (이름표와 끈을 챙긴다.)
테츠마 : (스켈레톤을 묶어서 들쳐멘다)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라? 해치려는 건 아니니까.
스켈레톤 : 삐걱...!!
박사 : (이름표에 '카비에라 크로나'라고 적고 스켈레톤의 목에 걸어준다.)
스켈레톤 : .....?!
테츠마 : ...오. 이건...?
박사 :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줬어. 대충 해골이라는 뜻이지.
테츠마 : ..누나, 의외로 이름 짓는 거에 재능있다?
박사 : 그냥 소소한 취미야.
테츠마 : 좋아, 이제부터 네 이름은 크로나야. 알겠어? (스켈레톤을 본다.)
카비에라 크로나 : 삐... 삐걱...
테츠마 : 옳지, 착하다. 크로나짱. (쓰담쓰담)
박사 : 좋아, 옮기자고.
- 잠시 후, 임시 거처
크로나 : 삐걱삐걱...
테츠마 : ....말이 좀 통하면 좋긴 할 텐데, 그게 아쉽네.
박사 : (양조기를 가동시키며) 그래도 공격성은 생각보단 덜한데? 여전히 탈출하려고 하는 것 같긴 하지만.
테츠마 : 역시 아까 말 좀 걸어본 덕분인가? 아까처럼 엄청 그렇게 경계하진 않는 것 같아.
박사 : 좋아,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야. 이렇게 특이한 언데드를 상대로 실험할 기회는 많지 않거든...
테츠마 : ..실험.. 하려고? 어떻게?
박사 : 바로... (황금 사과를 꺼내든다) 언데드 몬스터를 치료해서 인간으로 되돌리는 실험이지.
테츠마 : 에. 그런 게 가능해? 처음 들었는데.
박사 : 이론상으론 충분히 가능해. 널 만나기 전에 좀비들을 상대로 실험해본 적도 있었고. 그리고 성공했지...
테츠마 : 오... 왜 박사인지 알 것 같네.
박사 : 하지만 스켈레톤을 상대로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네. 그래서 이번에 해볼까 하고 베이스 캠프에 양조기까지 구비한 건데... 운이 좋군.
테츠마 : ..만약 실험이 실패할 경우엔 뭐.. 어떻게 돼? 이 녀석이 죽는 건 아니겠지?
박사 : 호오. 이 녀석이 걱정이라도 되는 모양이지?
테츠마 : 이런 스켈레톤은 만나기 희귀하잖아? 이대로 죽으면 아쉽다구.
박사 : 알았다, 알았어. 안 죽으니 걱정하지 마. (황금 사과를 들고 크로나에게 갖다대며) 그럼 시작한다...?
테츠마 : ........오케이. (끄덕)
박사 : 하아...!! (크로나에게 황금 사과를 투여한다.)
크로나 : 삐걱....!!?!
테츠마 : ................(조용히 지켜본다.)
크로나 : 삐걱... 삐걱...!! (순간 붉은 기운을 뿜어냈다가, 이내 잠잠해진다.)
박사 : ...큭. 역시 반응이 다른가...?
테츠마 : ....실패.... 한 거야?
박사 : 그래. 아무래도 살점이 하나도 없는 뼈다귀여서 그런 모양이네.
크로나 : ...삐걱...
테츠마 : ...뭐... 그럼 살을 붙여야 하나? ...아니 그건 좀 불가능한가.
박사 : 하.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... 잠깐, 뭐라고?
테츠마 : ....응? ...어... 살을 붙여야 한다는 말?
박사 : 정말로 살을 붙인다면... 어떨까나. (썩은 살점들을 꺼낸다)
테츠마 : .....!! 그건... 누나, 설마.
박사 : 자자, 이리로 와.
크로나 : 삐거걱....?!
박사 : (크로나의 겉에 썩은 살점을 펴서 발라댄다.)
크로나 : 삐걱...!!
테츠마 : ...조금 역해도 참아. (크로나 쓰담)
박사 : 그리고... 어디 보자. 다소 시험적이지만...- (고통의 물약을 던진다)
크로나 : .........!! (살점과 뼈가 조금씩 붙기 시작한다)
테츠마 : .......! 붙고 있어....
박사 : 그리고... (뼛가루를 뿌린다.)
크로나 : (몸이 좀비와 비슷하게 재생하기 시작한다.)
테츠마 : 효과가 있는 걸 보니... 1차적으론 성공인 것 같은데?
박사 : 좋아... 이 상태라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네. (바로 황금 사과를 투여한다)
크로나 : ..................!!!
테츠마 : 오. 과연......-
박사 : ................
- 그리고...
자욱한 연기 속에서 웬 소녀가 나타난다..?
테츠마 : ....어라? ...여자애?
박사 : 이건...-
크로나 : (철푸덕) 아윽...!!
테츠마 : 저기... 괜찮아? (들여다본다.)
크로나 : 읏... 으으으... 으우... 이거 안 풀어...?!
테츠마 : ...오오. 말도 하네?
박사 : 아무래도... 성공한 모양이군.
크로나 : 어... 어...? 내가... 말을....-
테츠마 : 여어. 크로나짱. 내 말도 잘 들리지?
크로나 : 어... 어어...? 으으으응...!! 잘 들리네...!
테츠마 : 잘 됐네! 이걸로 대화에 불편함도 없고, 크로나짱도 더 귀여워졌고.
크로나 : 바, 바보 아냐...?! 방금 전까지 스켈레톤이었던 녀석한테...!!
테츠마 : 그게 뭐 어때서? 난 상관 없는데.
크로나 : 뭐어?!
박사 : 크로나여. 너에게 이전의 기억은 남아있는가?
크로나 : 에? 옛날 기억? 음... 글쎄...-
테츠마 : 기억이 없는 거야?
크로나 : 으으... 있긴 한데, 조금 희미해.
박사 : 그거라도 들려주지 않겠나?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억이 흐릿한 것일지도 모르니.
크로나 : 으, 응. 별로 할 이야기는 없지만...
테츠마 : 괜찮아, 괜찮아. 대충 기억나는 것만 얘기해 줘.
크로나 : 일단 내 원래 이름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. 기억나는 거라면... 내가 살아있던 원래 세계가, 멸망했었다는 것 정도...?
테츠마 : ......!! 멸망?
크로나 : 잘은 모르겠어... 인간들끼리 전쟁하다 멸망한 거 같은데.
박사 : 그런가. 우리가 온 동쪽 대륙에 멸망한 문명들이 많은 것도 그 영향이었군.
테츠마 : ...확실히... 그럼 크로나짱이 돌아갈 곳은 사실상 없는 셈이네.
박사 : 나조차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과거에, 고대 문명들은 멸망하고 폐허 도시들과 다수의 몬스터들만 남았지.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, 돌아갈 곳은커녕 기억조차 남지 않는 것도 이해는 가.
테츠마 : .....하아.... 왠지 불쌍하네.
크로나 : 도, 동정하지 마...!!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어! 백골만 남아서도 계속 싸워왔단 말이야!
테츠마 :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... 그렇게 싸워온 끝에, 싸움 외에 의미는 있었어?
크로나 : 뭣?!
박사 : 극소수의 생존자가 보이면 공격하거나, 가끔 자기들끼리 시비가 붙거나 하는 게 전부였지. 아니면 좀비들과 싸우거나.
크로나 : 극... 그으으으으...!!
테츠마 : 미안한데 너는 팩트폭력 좀 당해보고 살아야 해. 너한테 맞은 화살맞은 입장으로선 좀 괘씸하거든.
크로나 : 닥쳐! (활을 들고 일어서며) 너희들 같은 인간들의 도움 없어도 상관없으니까...!!
박사 : 잠ㄲ-
크로나 : 날 인간으로 되돌려준 건 고맙지만, 여기서 더 시애미질이나 듣는 건 사양하겠어!
박사 : 아니 그 부분은-
테츠마 : ...말 들을 생각 전혀 없네, 얘.
크로나 : 잘 있으라구! (멋대로 베이스 캠프를 나가려고 하는데...)
크로나 : 갸아아아아아아악?! (햇빛에 닿으니 몸에 불이 붙는다.)
박사 : ...난 분명 경고했네.
테츠마 : ...다시 샌즈되기 싫으면 안으로 들어오는 게 좋을걸?
크로나 : ................(순순히 다시 돌아온다.)
박사 : 그래. 잘 생각했어.
테츠마 : 옳지. 착하다. (웃음)
크로나 : 누, 누가 강아지냐고...!! 그것보다 이 돌팔이 박사! 날 인간으로 되돌렸다면서 왜 내가 아직도 불타는 건데?!
박사 : 누가 언제 인간으로 되돌렸다고 말이나 했나?
크로나 : ?
박사 : 아직 기술이 불안정해서, 자네를 최대한 인간에 '가까운' 언데드로 되돌리는 게 전부였네. 변이된지 얼마 안 된 좀비였다면 완치도 가능했겠지만, 자네는 변이된지도 오래됐고, 무엇보다 살점조차 없는 스켈레톤이었으니까.
테츠마 : ..한마디로 미완성체란 얘기네?
박사 : 그래. 대신 언데드의 권능은 모두 쓸 수 있고, 언어 능력과 자아도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태양광에 약하단 문제가 있지.
크로나 : 바... 바보같으으으으으으은...!!!
테츠마 : 걱정 마, 그래도 말은 할 수 있게 됐잖어. (어깨 토닥토닥)
크로나 : 흐으으으으... 흐윽...
박사 : 사실, 엄밀히 말하면 자네가 '회복'됐단 말에도 어폐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네.
크로나 : 으... 으으으으...?
테츠마 : 응...?
박사 : 자네의 치료 난이도가 어려웠던 것도 있고, 내 기술이 불완전한 탓에 내가 자네를 치료한 것인지... 자네에게 인간처럼 생긴 새 육신을 주고 새로운 자아를 '만들어 낸' 것인지...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단 말이네.
테츠마 : ...잠깐, 그 말은.... 크로나가, 크로나가 아닐 수도 있단 말이야?
박사 : 죽은지 몇년이 됐는지도 모르는 언데드를 복원시키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... 시도한 자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으니까.
크로나 : ..............!!!
테츠마 : ...애초부터 리스크가 큰 행위여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단 건가.
크로나 : 내가... 내가 아니야...?
테츠마 : ...너한텐 가혹한 얘기지만, 지금의 네 자아는 어쩌면 방금... 막 태어났을지도 모른단 이야기야.
박사 : 확실한 건 아니지만, 그럴 가능성도 부정할 순 없단 말이네.
크로나 : 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테츠마 : ......미안해. 크로나. 이런 안 좋은 얘기를 들려줘서.
크로나 : ...괜, 찮아.
박사 : 음...?
크로나 : 어떻게 됐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'나'니까. 살아있단 기분을 느끼고 새 삶을 살 수 있다면... 난 그걸로도 충분해.
테츠마 : ......... ....크로나.....
크로나 : 어차피 난... 이미 한 번 죽은 몸이잖아?
박사 : ...........
크로나 : 새로 태어났든 부활했든, 너희한테서 은혜를 입었단 사실은 달라지지 않으니까...
테츠마 : .........크로나는...... 정말로 강인한 애구나. (흐뭇한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)
크로나 : 읏...?! 으우...-
테츠마 : 난 그런 녀석이 싫지 않거든. 정말 장하다고 생각해.
박사 : 대단한 정신력이로군.
크로나 : 나, 나는... 난... 그냥 지금의 내가... 강하게 살아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야...
테츠마 : 더 강해졌으면 좋긴 하겠지만, 넌 지금도 충분히 강해. 내가 인정할 정도로. 그런 정신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냐.
크로나 : (울먹인다) 읏... 으으으으... 으우아아아아아아...!!!
테츠마 : ....(안아서 등을 토닥여준다.)
박사 : ................
크로나 : 고... 마워... 날 어둠에서 건져내줘서...-
테츠마 : ...별말씀을. (싱긋)
크로나 : 그런데 말야...
테츠마 : ...응?
크로나 : 태양 밑은 좀 다닐 수 있게 해주지 그랬어
박사 : 아
테츠마 : ....어 음. 데헷?
박사 : (크로나의 모자를 조금 손봐준다.) 이러면 됐지?
크로나 : ......? 이건...-
박사 : 이거 쓰면 햇빛에 타는 걸 방지할 수 있을 거라네.
테츠마 : 오. 귀엽다.
크로나 : ....!! 저, 정말 안 타는 거야...?
박사 : 시험이라도 해보든가.
크로나 : 아아아ㅏㅏㅏ아아아아아!!! (바로 밖으로 뛰쳐나간다.)
테츠마 : ..정말로 안 타는 것 같은데? (감탄한다.)
크로나 : 안 타! 안 탄다구!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~!!
테츠마 : (흐뭇하게 바라본다) 잘 됐네, 크로나짱.
박사 : 이런. 너무 신나서 도망치는 건 아니겠지?
테츠마 : 목줄이라도 달아놓을까? (농담)
박사 : 자네, 그런 취향이었나? (웃음)
테츠마 : 농담이야, 농담. ...사실 관심이 없진 않지만.
박사 : 음?
테츠마 : ...왜. 뭐요.
박사 : 아니... 아무것도.
테츠마 : ...이상한 상상한 거 아니지?
박사 : ......~?
테츠마 : ....에휴. 됐어 그냥.
박사 : 뭐, 그건 그렇고. 이제 슬슬 출항할 때가 되지 않았나?
테츠마 : 그럴 때가 됐나... 좋아, 그럼 준비할까.
박사 : 그래, 움직이자.
- 무인도의 해변
테츠마 : 이번엔 3인승일 테니 배에 앉을 자리를 좀 더 늘려야 하지 않아?
박사 : 그렇겠지. 보트를 하나 더 만들어도 되고.
크로나 : ?
테츠마 : 오호라. 그럼 이참에 아예 새로 만들어볼까?
박사 : 마침 여기 하나 더 만들어뒀네. (보트를 하나 더 띄운다)
테츠마 : 와 언제 했누;
박사 : (새로운 보트에 탑승한다) 슬슬 출발할까?
크로나 : 오오...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징?
테츠마 : 음... 노 젓는 방법은 알아?
크로나 : 어... 어...;;
테츠마 : 그럼 저으면 돼. 참 쉽지?
크로나 : 그, 그래... 해보겠어!
박사 : 그럼 출발하자.
테츠마 : 오케이. 가즈아-
크로나 : 간드아아아아아아아아아!!! (미친듯이 노를 젓는다.)
박사 : ....!! 너무 빠르잖아?!
테츠마 : 잠까ㄴ 아아아아아아아!! (배를 붙잡고 어지러워한다.)
박사 : (급히 노를 저어 따라간다) 내 이럴 줄 알았지...
크로나 : 하하하하하하! 이햐~!
테츠마 : 잠깐만, 크로... 크로ㄴ.. 나 멀미, 우욱
크로나 : 가보자고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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